개인에게 속한 사노비는 두 종류로 나뉩니다.
주인과 같이 사는 노비인 솔거노비와 주인과 따로 사는 노비인 외거노비로 나뉘게 됩니다.
주인집에 거주하며 노동이나 경작을 하던 솔거노비, 반면 외거노비는 따로 살며 토지를 경작했다고 해요. 외거노비는 주인에게 신공을 바쳐요. 많이 수확할수록 재산이 많아져요. 굉장히 열심히 했겠죠?!
주인집에 바치는 양도 많은데 개인 몫도 남겨야 하니 열심히 할 수밖에!!
주인집에 사는 솔거노비는 최소한의! 최소한의 의식주를 지원받아요. 그리고 무제한의 노동을 제공하게되죠. 솔거노비의 경우 온전한 가정 꾸리기도 불가능해요. 가족들이 모여 살 수가 없어요.
주인이 바뀌면 노비도 균분상속이 됩니다. 가족이라고 예외가 없습니다. 이산가족이 되어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어요.
설화로 전해지는 한 솔거노비의 사연이 있습니다.
금계필담 야사 속 이야기로 조선의 문신인 홍언필 그의 장인은 영의정까지 지낸 송질입니다.
송씨와 결혼한 첫날, 음식을 차려온 여종에게
남자가 하는 일에 참겸하지 말라는 의도였는데, 정작 송씨의 반응은 덤덤했다고 해요. 기 싸움에서 이겼다 확신을 했고,
소스라치게 놀란 홍언필. 상자 안에 든 것은? 여종의 손을 잘라 선물했다고 해요. 손이 잘린 여종은 아내 송씨 소유죠.
왜냐하면 결혼하면 남자가 여자 집에서 생활을 하는데 송씨의 집이기에 송씨 집안의 노비, 자신의 종의 신체를 훼손한거죠. 이럴 경우 처벌은?
내 손을 자른 주인 고발할 수 있을까? 법은 멀리 있고 주인의 힘은 가까이에 있죠. 억울한 일에도 하소연 못 하고 갑질을 견뎌야 하는 사노비.
어떤 행위든 사회적 맥락으로 분석을 해야하는데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사람을 도구로 대한다고 해요. 도구를 도구로 대하면 다른 문제로 그 사회의 맥락을 파악해야만 송씨의 심리도 파악이 가능하다고 해요.
당시 노비는 주인의 처분에 맡겨지는 처지로 사노비 중에서도 특히 솔거노비, 반면 외거노비는 다릅니다.
재산 소유가 가능한 외거노비는 재산에는 노비도 포함되요. 외거노비가 저지른 사건이 있습니다. 태종 때인 1404년 성범죄 사건이 일어납니다. 판사 벼슬을 지낸 이자지는 안타깝게도 일찍 사망하게 됩니다. 세 딸을 남겨둔 채, 이어 부인도 세상을 떠나며 세딸은 고아가 되죠.
맏딸인 내은이 16세 미혼이에요. 과천에서 농사짓던 외거노비인 실구지는 내은을 찾아와 제안을 합니다.
내은은 단호하게 거절하죠. 여자의 도리는 안방 문을 나서지 않는 것. 게다가 삼년상 치르는 중인데,
아마도 식량이 실구지네 논에서만 나왔던거 같다고 해요. 고민하던 내은은 결국 동생들과 과천으로 갑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실구지의 처남에게 겁탈을 당합니다. 당시만 해도 어쩔수 없이 받아들였던 여성들. 날이 밝아지자 관청에 고발을 합니다. 노비가 주인을 겁탈한 사건은 감히 상상 할수 없는 범죄죠. 태종에게까지 보고가 됩니다. 대신들과 논의 끝에 태종이 내린 처벌.
능지처참은 살을 조금씩 베어 내어 고통스럽게 죽이는 형벌이라고 해요. 대역 죄인에게 내리던 최대 극형.
실구지는 왜 이런 일을 벌인 것일까? 과연 무엇을 얻고자 했던 것일까?
처남과 내은이 결혼하면
이 사건의 중요 포인트는 결혼 후 처남과 내은 사이의 아이는?! 때는 1404년 당시의 법을 보면
노비 남성과 양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양인으로 한다. 신분 업그레이드의 기회죠.
원래는 양인엄마과 천민 아빠에서 아이는 천민이 되는 일천즉천이죠. 부모 가운데 한쪽이 천하면 자식도 천하다.
고려말부터 1405년까지 한시적으로 천민이 아닌 양인으로 인정하는 법을 시행합니다. 내은이 처남댁이 되면 후에 태어날 아이는 천민이 아닌 양인이 되는거죠.
처남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집안에서 양인이 나올 것을 기대한거죠. 외거노비 실구지의 빅피처.
삼강오륜을 어긴 죄, 반역죄와 동급입니다. 사형선고를 받죠.
우리의 생각과 사뭇 다른 외거노비의 삶. 외거노비가 훨씬 더 독립적이에요.
출처: tvN어쩌다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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